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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선을 넘지 마라”…전국 4곳서 16일간 탈핵순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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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or1) 2026. 9. 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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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선을 넘지 마라”…전국 4곳서 16일간 탈핵순례 시작


울진·고리·영광 핵발전소와 세종서 1일 동시 출발 기자회견

16일 청와대 앞 집결…“신규 원전·SMR 확대 중단하고 영덕·기장 부지선정 철회하라”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는 이 길은 희망의 길이고 생명의 길입니다. 길 위로 나와주십시오. 함께 걸으면 역사가 됩니다.”

신규 핵발전소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 탈핵순례가 1일 전국 4곳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신규핵발전소저지와 핵없는사회를 위한 전국행동’은 9월 1일 오전 10시 울진핵발전소와 고리핵발전소, 영광핵발전소,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각각 출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간의 전국 탈핵순례에 들어갔다.

이번 순례는 특정 지역이나 개별 순례단의 활동을 넘어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SMR 확대, 노후 원전 수명연장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국적인 공동행동으로 진행된다.

가톨릭기후행동,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정의당, 녹색당,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전국의 시민사회·환경·종교·정당 단체들이 공동주관으로 참여했다.

각 지역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16일 동안 전국 곳곳을 걸으며 신규 핵발전소 확대 중단 등을 요구하고, 오는 9월 16일 서울에서 합류해 청와대 앞에서 정부와 대통령실에 탈핵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부지는 정해놓고 국민 의견은 이제 듣겠다는 것인가”

전국행동은 이날 출발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정부의 에너지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입장과 요구사항을 밝혔다.

전국행동은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2기와 SMR 1기 계획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6월 17일 영덕군을 신규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선정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행동에 따르면 부지선정평가 과정에서 영덕군은 91.01점, 울주군은 82.63점을 받았으며 신규 대형 원전 2기의 목표 준공 시점은 각각 2037년과 2038년으로 제시됐다.

이들은 부지 적정성과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근거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절차의 투명성과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부지는 먼저 정해놓고 국민 의견은 이제부터 듣겠다는 것이냐”며 정책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주민들이 결정한 영덕, 다시 신규 원전 후보지로”

전국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덕 신규 원전 문제도 주요하게 언급했다.

영덕은 과거 핵폐기장과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오랜 기간 지역사회의 갈등과 반대운동이 이어졌던 지역이다.

특히 2015년에는 천지원전 건설을 둘러싼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등 지역사회가 직접 원전 문제에 대한 의사를 표출했다. 이후 천지원전 건설계획은 백지화됐지만 다시 신규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행동은 당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낸 의사결정의 의미를 강조하며 정권이나 정책이 바뀔 때마다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민투표의 결과를 다시 뒤집을 수 있다면 당시 주민들이 손에 쥔 것은 무엇이었느냐”며 주민 의사가 에너지정책 결정 과정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진·영덕·월성…동해안 원전 밀집 문제 제기

전국행동은 영덕의 신규 원전 문제를 한 지역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며 동해안 원전 밀집 문제도 제기했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울진 한울원전을 비롯해 경주 월성원전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신한울 3·4호기도 건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덕에 신규 원전까지 추가될 경우 동해안 특정 지역에 원전이 더욱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 전국행동의 주장이다.

전국행동은 원전 건설에 따른 경제적 지원만으로 장기간에 걸친 안전과 환경 문제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원금은 한 세대가 사용하지만 위험은 여러 세대가 감당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주민 안전과 환경, 어업, 인구문제, 장기적인 지역경제 구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전 건설에 따른 지원금과 일자리가 단기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역사회가 원전에 의존하는 구조로 굳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오늘의 영덕이 또 다른 월성 나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경주 월성원전 인근 나아리 주민들의 장기 천막농성 문제도 언급됐다.

월성원전 인근 나아리에서는 이주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천막농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전국행동은 이를 원전 주변 주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며 “오늘의 영덕이 앞으로 또 다른 장기 갈등지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 밝혔다.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할 때 단순한 전력수급이나 경제성뿐 아니라 원전 주변에서 실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안전과 삶,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갈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규 원전·SMR 추가 반영 중단하라”…5가지 요구

전국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핵발전소와 SMR을 추가 반영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영덕·기장 신규 원전 부지선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셋째,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폐로할 것을 요구했다.

넷째,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근본적인 처분 대책 없이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을 확대하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다섯째, 전력수요 전망을 전면 재검증하고 원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행동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과 위험을 실제 감당하는 사람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며 에너지정책 결정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시간이라도 함께 걸어달라”

이번 순례는 1일부터 16일까지 16일간 이어진다.

전국행동은 전체 순례 일정을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시민들이 자신의 지역이나 가능한 구간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순례 참가자들은 신규 원전 문제가 특정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에너지정책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덕을 비롯해 울진과 경주 월성 등 원전이 집중된 동해안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세종·16일 청와대서 정부에 직접 요구 전달

전국 각지에서 시작된 순례는 마지막 이틀 동안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한 공동행동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9월 15일 낮 12시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탈핵미사를 진행하고,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회견문을 정부에 전달한다.

이어 9월 16일 낮 12시 청와대 앞에서 탈핵미사를 진행한 뒤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탈핵요구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고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전국행동은 시민들에게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는 이 길은 희망의 길이고 생명의 길”이라며 “개인의 여건에 따라 한 시간이라도 길 위로 나와 함께 걸어달라” 고 호소했다.


“경고한다. 선을 넘지 마라.”

1일 울진·고리·영광·세종에서 동시에 시작된 발걸음은 앞으로 16일간 이어진다.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마지막 날 서울에서 함께 모여 정부와 대통령실에 신규 핵발전소 확대 중단과 주민 참여 보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을 잇는 이번 탈핵순례가 향후 신규 원전 정책과 정부의 에너지정책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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