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재
옛날 서울에 과거를 보러 가는 과객이나 장사치들이 방림면을 동서로 갈라 놓은 태기산의 지맥인 한 재를 넘노라면 백발노인이 난데없이 나타나서 길가는 행인을 괴롭히곤 하였다. 이러던 어느 겨울날에 기골이 장대한 젊은 장정 한 사람이 이 고갯길을 넘는데 고갯마루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흰 두루마기를 입은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젊은이의 앞길을 가로 막고 나섰다. 젊은이의 눈에는 두루마기 속에 감춰진 여우의 꼬리가 보였고 이에 젊은이가 단숨에 주먹으로 노인을 때려 눕히고 나니 죽은 시체는 머리로부터 서서히 여우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꼬리까지 완전히 여우의 모습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이후부터 이 재를 여우재라 불러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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