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 수의계약 ‘몰아주기’ 막는다…기초단체 동일업체 연 5회·2억원 제한
광역은 연 7회·3억원 한도…여성·청년창업·장애인기업도 적용
수의계약에 사업자등록번호 공개…지방의원 사적 이해관계 관리 강화
전국 지방정부 공금관리 전수점검…‘e호조+빌’ 의무화 추진
행정안전부가 지방정부의 특정 업체에 대한 반복적인 수의계약을 제한하고 공금 횡령을 차단하기 위해 지방계약과 회계관리 제도를 대폭 강화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13일 일부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특혜 의혹과 지방정부 회계 담당 공무원의 공금 횡령 사건 등에 대응해 동일 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횟수·금액 한도를 신설하고 전국 지방정부의 공금관리를 전수점검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이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행안부 방안에 따르면 기초 지방정부는 동일 업체와 체결할 수 있는 1인 견적 수의계약을 연간 5회 또는 2억원까지로 제한한다. 세종과 제주도 기초 지방정부 기준에 포함된다. 광역 지방정부는 연간 7회 또는 3억원이 한도다.
횟수나 금액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한도를 넘으면 원칙적으로 추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반 기업은 추정가격 2천만원 이하의 1인 견적 수의계약이 제한 대상이다. 특히 청년창업기업과 여성기업, 장애인기업 등은 5천만원 이하의 1인 견적 수의계약까지 이번 횟수·금액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행정안전부)
다만 지역 내 해당 업체가 부족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지방정부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예외 계약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계약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지방정부 누리집에 공개하고 분기별로 상급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상급기관은 보고 내용의 사실 여부 등을 점검해 필요할 경우 감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수의계약 업체 ‘사업자등록번호’까지 공개
주민들이 지방정부의 수의계약 내역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도 강화한다.
현재도 지방계약법에 따라 업체명과 대표자, 주소 등의 수의계약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지방정부에서 필수 정보가 누락되거나 업체 식별이 어려운 사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수의계약 공개 항목 전체를 명확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도 공개 항목에 추가할 계획이다.
동일하거나 관련된 업체가 반복적으로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지 주민들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
지방의원 사적 이해관계도 관리 강화
지방의원의 이해충돌과 사적 이익 추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인 ‘지방의회법’에 지방의원의 편법적인 수의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담을 계획이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방의원의 겸직 신고 내용과 영리행위의 연관성을 심사하고, 필요한 경우 겸직 직위 휴직 권고와 관련 상임위원회 보임 금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 등록·공개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지방정부가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 해당 지방의원이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사전 신고하도록 하고, 위원회가 계약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지방정부에 재검토를 권고하는 방안이다.
현행 지방계약법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본인·배우자·직계 존비속 및 일정한 관련 회사 등이 해당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 역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가족 관련 사업자 등의 수의계약을 제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전국 지방정부 공금관리 전수점검
공무원의 공금 횡령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행안부는 지난 8월 4일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요청했다.
점검에서는 ▲거래처명과 예금주명이 다른 경우 ▲담당 공무원의 명의가 포함된 거래 ▲지방정부 명의 보통예금계좌의 부정 이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특히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읍·면·동과 사업소, 시·군·구 등의 순으로 점검한다.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이상거래 점검을 정례화해 지방정부 공금에 대한 상시 점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거래처 계좌 마음대로 못 바꾼다
공금 횡령을 시스템 단계에서 차단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행안부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온 전자대금청구시스템인 ‘e호조+빌’을 지방정부가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e호조+빌은 사업자가 직접 자신의 계좌정보를 등록하고 대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담당 공무원이 거래처의 계좌정보를 임의로 입력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행안부는 9월까지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을 개정해 전자대금청구시스템 이용 의무화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급계좌와 시스템에 등록된 계좌의 예금주가 일치하지 않으면 지출 자체가 진행되지 않도록 계좌검증 기능도 강화한다.
또 공사대금 등 계약 상대방에게 직접 지급해야 할 자금이 지방정부 명의의 보통예금계좌로 들어가는 것을 시스템으로 차단하고,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인 ‘청백-e’와 공금 이상거래 정보를 연계해 회계감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편법적인 수의계약과 공금 횡령이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계약관리와 공금 집행의 취약점을 보완해 비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제도 개편이 시행되면 지방정부의 수의계약은 기존의 개별 계약금액 기준뿐 아니라 ‘동일 업체와 1년에 몇 차례, 총 얼마를 계약했는지’까지 관리하는 방식으로 통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수의계약 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까지 공개하고 동일 업체에 대한 연간 계약 횟수와 금액에 상한을 두면서 지방정부의 특정 업체 계약 집중 여부에 대한 주민과 지방의회의 감시도 한층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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