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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칼럼] 관심과 간섭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21. 6. 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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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배려의 산물이고 간섭은 참견의 시작이다. 배려는 여유가 있으나 간섭은 의욕이 넘친다. 여유는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만 의욕은 자칫하면 화를 부른다. 그래서 관심과 간섭의 기준은 의논과 주장이다.

 

우선 관심은 기다림의 시작이다. 평창시민대학의 강사로 초빙되어 온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어느 날 연구실에서 식재하고 남은 딸기 모종을 집 베란다에 심어놓고 매일 물을 주며 가꾸고 있었는데, ‘’ ‘아니요로 일관하던 사춘기 아들 녀석이 내가 물을 주면 안 되나요?’로 시작하더니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동안 오가는 질문 속에 부자의 정이 목욕탕으로 이어져, 이제는 아주 절친한 사이가 되었단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못 나왔던 휴가를 마치고 오늘이 귀대인데 보고 싶다고 울컥하더니만 강의 끝나기가 무섭게 차에 오른다. 때로는 관심을 보이기 보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자그마한 충고도 간섭으로 여기는 사춘기 시절에는 자칫하면 반항심만 키울 수 있다.

 

두 번째로 관심은 습관을 길들일 수 있다. 미국 아이브리그 9개 대학을 동시에 합격한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의 저자 이형진은 공부의 기본은 독서력이라고 했다. “어머니가 내게 주신 수많은 것 중에서 가정 중요한 것은 독서습관이라고 생각한다.”라 면에서 아주 어릴 때부터 저자의 어머니는 집안 곳곳에 책을 비치하고 내가 책을 집어 드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와 책을 읽어주고 함께 재미나게 놀아 주었다고 한다. 하여 독서는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책을 사랑하는 유전자를 집어넣어 주어, 평생 본인의 경쟁력이자 밑천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보듯 관심은 습관을 길러주기도 한다. 늘 주변에서 듣는 말, ‘책 속에 진리가 있다라고 다 아는 이야기지만 간섭으로 느끼는 순간 독서는 나의 길이 아닌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세 번째 관심은 선택의 감성(感性)을 키워준다. 동생이 신의 직장이라는 은행에 근무하다가 IMF 때 정리해고되어 제수씨와 마트를 운영하다 보니 어린 조카를 캐어(Care)하는데 매우 힘들어했다. 가게에 딸린 작은방에서 늘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조카에게 동생은 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다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돈은 내가 벌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를 입버릇처럼 아이에게 늘 이야기했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늘 혼자였던 조카는 중학교까지는 여느 아이처럼 게임에 몰두하기도 해 학업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고3이 되자 내가 하고 싶은 게 공부밖에 없다.”를 외치더니 전교 수석으로 졸업을 했다. 동생은 자기 위안적인 말을 했을 거라 생각 되었지만 조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갈망은 늘 가슴에 새겼을 것이기에 했으면 좋겠다.’보다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격려가 선택의 감성(感性)을 넓혀 주는 계기가 된 셈이다.

 

내 귀를 열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 관심이고 내 입을 열어 상대방에게 내 생각만을 전달하면 간섭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항상 그대 옆에 머물고 싶다면 입은 하나 요, 귀는 두 개라는 것을 잊지 말자.

 

글: 칼럼니스트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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