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물리친 현명한 여인
옛날에 친정 아버지가 재너머 살았는데, 딸은 이 쪽 재너머에 살고, 그 아버지가 죽을 때가 돼서 앓아서 갈라고 그랬는데, 그 재를 여자들이 넘어가면 호랑이가 잡아간다고 그러더래. 하나도 재를 넘어 가지 못해 한 참 밤인데 방자구토로 아버지가 죽을 때가 다 돼어서 운명직전이라 꼭 가야될 형편인데, 그 재를 넘어가자니 호랑이 한테 잡힐 것 같고 하이튼 그 재만 넘어가면 호랑이가 잡아 간단 말이야. 그래서 이 여자는 가만히 생각하니 비는 오지, 밤길이 무섭긴 하지 갈라니 갈 방법이 있나. 그래서 입에다가 횃불을 물고 옷을 훌떡 벗고 까꾸로 기어 내려 갔데요. 그러니까 호랑이가 딱 나와 있더래요. 호랑이가 딱 보니 세상의 입은 짐승이고 다 가로로 째져 있는 데 저것을 보니 세로로 째져 있고 피를 쭉 흘리고 있더래요. 호랑이가 보니 “내가 세상의 모든 짐승을 다 잡아 먹어 보아도 이런 것은 처음 본다.” 하여 호랑이가 못 잡아 먹더래요. 그래가지고 그 여자는 친정집에 가서 아버지의 운명을 보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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