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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런 삶을 빚어가는 ‘도토리공방’ 전정희 대표

뉴스/평창뉴스

by (Editor1) 2020. 6.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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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경윤이 만난 평창사람]

평창스런 삶을 빚어가는 ‘도토리공방’ 전정희 대표

 

나는 숲학교 교사로, 전정희님은 학부형으로 4년 전쯤 처음 알게되었다. 첫눈에 보니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어울려 보이지 않는 도자기 공방을 한다고 했다. 숲학교 아이들과 체험을 하라며 가져다준 것이 도자기로 만든 ‘풍경(종)’이었다.


‘도자기로 풍경을 만들 수도 있구나, 참 특이하다...’라고 생각했고, 몇 달 후에 방문했던 도토리공방에는 일반적으로 보는 그릇과 화병이 아닌 ‘특이한 생활용품’ 같은 도자기들이 가득했다. 남다른 도자기를 만들며 평창에서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도토리공방 소개좀 해주세요.

 

도토리공방은 대화면에 위치한 생활도자기 공방으로 주로 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며 사람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김해에서 공방을 하다 부모님의 고향인 평창으로 오면 좋은 자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도자기를 빚을 수 있고, 평창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환경이라 생각해서 이곳에서 공방을 운영 하게 되었습니다.

 

도자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싸이클선수를 했는데, 그때는 운동을 하면 할수록 운동이 힘들기만 해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런데, 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그만두고 나니 알겠더라고요. 내가 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 목표가 무엇이고 내 삶에서 운동이 어떤 의미인지 한 번도 생각해 본적 없이 운동을 하다 보니 그저 내일이 오는게 가장 무서운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0년이 넘도록 하던 운동을 미련없이 그만두면서 ‘재미있는 것을 하자’ ‘즐거운 것을 찾자’며 무조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고 하니 나는 이미 도자기를 빚고 있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도자기로 개인수강, 단체체험, 방과후학교 수업, 평생학습, 회원전 등, 수강과 체험을 위주로 하고 있고, 지역 특성 때문인지 평창에서는 화분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화분으로 특화된 작업을 하고 있고, 다채로운 화분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3년동안 꾸준히 공모전을 준비해서 ‘대한민국 남북통일 세계 환경예술대전’에 입상했고, 올해 한서미술협회 초대작가로 전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도자기 회원들과 함께 10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부에서 시작장애인들을 위한 도자기 수업을 시작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1회 밖에 못하고 지금까지 못 뵙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빨리 물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도자기를 하면서 삶에 달라진 점이나 달라진 생각들이 있으세요?

 

도자기를 빚고 굽는 것이 재밌으니 힘들지도 않고, 적성에도 잘 맞고, 잘하기도 하니까 수입도 생기고, 운동할 때는 내일이 올까봐 두려워 잠 못 이루던 밤을, 이제는 내일이 설레어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살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개떡같이 될 줄 알았는데 찰떡처럼 되기도 하고, 찰떡인가 싶었는데 개떡처럼 되는 경우도 있는데, 가마에서 나오는 도자기들이 딱 그렇습니다. 말랑말랑한 흙덩어리에 손길이 닿고, 숨길이 닿고, 불길이 닿아 담금질 되어 단단한 자기로 탄생하여 그 쓰임새를 다한다는 것이 인생과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삶은 계획한대로 살아지지도 않고, 뜻하지 않은 일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거나 하루하루가 모험이 되는 삶처럼, 개떡같으나 찰떡같으나 결과물의 중요성보다 그 과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를 깨닫고 나니 도자기 하나하나가 제 인생의 즐거움을 담아내는 보물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도자기 수강을 하며 배우시는 분들이 창작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오롯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지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도자기는 본인의 삶에 의미인가요?

 

나를 표현하고,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공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작업하고 만들어내는 수단이 저에게는 도자기이고, 또 다른 분야의 예술작업과 접목을 시도해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 될수 있다는 생각에 배우는 것이 즐겁고, 흥분되어 내일이 오는것이 설레어 잠 못 이루는 40대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꿈은?


세상에 없는 저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작가 활동을 하는게 꿈이고 그러기 위해 다른 분야의 예술도 많이 접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당장 하고 싶은 꿈은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다니면서 그 지방의 도자기공방에서 도자기체험을 하고 여행이 끝날 때쯤 결과물들을 집에서 하나씩 받아보며 그 지역만의 특징과 배울 점을 회상해보며 나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에필로그
‘도자기’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페트릭스웨이지와 데미무어가 끌어안고 도자기를 빚는 낭만적인 모습과 화병, 술병, 접시, 그릇 같은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도토리공방에는 조금 다른 모습의 도자기들을 볼 수 있고, 배워 볼 수도 있다.

 

운동선수에서 도예작가로 변신한 전정희님은 그의 삶 만큼이나 도자기에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도자기에 멋진 그림을 넣기 위해 캘리그라피를 배운다거나, 바느질에 몰두해 보기도 한다. 그 다양한 상상력이 또 어떤 모습의 도자기를 빚어낼지 기대된다.

 

글: [칼럼리스트 이경윤] - 평창스런 삶을 빚어가는 ‘도토리공방’ 전정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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