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 2 / 김희남
틀에 박힌 문장을 조용히 책상 위에 내려놓고
정형(定型)을 깨고 낯선 별로 떠나자고 다짐하는 밤
자간과 행간을 헤집고 나아가야 할 풀숲에서 하얀 여백은 다시 천 길 벼랑이 되고
비릿한 시어들은 손끝에서 겉돌곤 했지
설익은 은유와 걸러내지 못한 감정의 부스러기
빽빽하게 채워놓은 상투적 서정 위에
가벼워 보일까 덕지덕지 기워 붙인 수식어들
창작이란 익숙한 어휘를 완전히 지워야
비로소 푸른 피가 도는 감각의 여정
낯선 첫 문을 열고 다가서면
감당 못 할 침묵에 뒤척이다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관습의 짐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면
틀에 박힌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거침없이 새로운 영토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늘진 응달에 가두어둔 시간들을
햇살 아래 넓게 펴 말릴 수 있기를
김남희 시인
문학광장 문인협회 회원
황금찬 시맥회 회원
영광문인협회 회원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한국방송통신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수상)
○ 문학광장 신인상(2024년 ) 문학광장 시화전 대상(2025년 문학광장 시제 장원상(2026년)
(주요 작품 )
시집 [햇빛, 창틀위에 머문 시간은 짧게]
(2025년)
○ 공저 [한국문학대표시선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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