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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를 원한다면, 부모가 직장에서 울지 않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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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or1) 2025. 6. 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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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기 좋은 나라를 원한다면, 부모가 직장에서 울지 않게 하라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장 두려운 순간은 어린이집에서 걸려오는 전화 한 통이다.

“아이가 열이 나요. 데려가 주세요.”
“격리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아이의 건강 문제를 넘어, 부모의 삶 전체를 흔드는 신호가 된다. 맞벌이 부부든, 한부모 가족이든, 이 전화를 받는 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부랴부랴 어린이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좋은 제도를 갖춘 회사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직장은 아이의 돌봄 문제를 개인의 일로만 취급한다. 아이가 아픈 것도 부모 책임, 회사를 설득하는 것도 부모 책임, 결국 ‘왜 아이를 낳았냐’는 묵시적 비난까지 견뎌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고 해도
입원이나 며칠간의 격리 돌봄이 필요해지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 며칠 동안 일을 못 나가게 되면 수입이 끊길 뿐 아니라,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압박과 퇴직의 위협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아픈 아이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책임을 오롯이 부모에게만 지우는 구조를 멈춰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가족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만약 지금 쓰고 있는 막대한 저출산 예산이 현장 부모들의 이런 위기 순간에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어떨까.

어린이집마다 기본적인 간호 인력이 배치되고, 가벼운 열이나 감기 증세를 가진 아이가 쉴 수 있는 격리 공간이 갖춰진다면 부모는 더 이상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

각 지자체마다 열이 나는 아이를 즉시 맡길 수 있는 병동이나 시설이 마련되고, 부모 대신 병원에 데려다주거나 간단한 간호를 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부모는 직장에서 짤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대신 채워줄 수 있는 인력이 연계된다면 직장도, 아이도, 부모도 모두가 조금은 더 숨 쉴 수 있을 것이다.

저출산의 문제는 아이를 낳지 않아서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너무도 외롭고 버거워서, 더 낳을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출산은 순간이지만, 돌봄은 삶의 전부다. 그 돌봄의 무게를 부모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돕는 것. 그것이 진짜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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