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부터 시작해 자아초월 욕구에 이르기까지 8단계로 설명했다.
산소와 음식 같은 기본적인 생존 욕구부터, 안전, 소속감, 존중, 인지적·심미적 욕구, 자아실현, 그리고 타인을 위한 초월적 욕구까지.
인간은 이 계단을 한 칸씩 오르며 진정한 삶을 찾아간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대한민국은 이 계단을 거꾸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은 경제적 불안, 폭등하는 집값, 불안정한 노동시장 속에서 생리적 욕구조차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했다. 불안과 공포는 안전 욕구를 무너뜨렸고, 정치적 갈등과 이념 대립은 소속감과 연대마저 빼앗아 갔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바람조차 "편 가르기"라는 프레임 안에서 희화화되었고, 자신을 실현하고 타인을 돕고 싶다는 숭고한 뜻조차 조롱과 냉소 속에 가려졌다.
더는 무너진 계단 아래 머물고 싶지 않다. 희망의 빛을 따라 나아가고 싶다. 그리고 함께 나아가는 국민들과 손잡고, 손가락질 대신 연대를, 비난 대신 공감을, 과거 대신 미래를 말하고 싶다.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는 정치를 꿈꾸는 지역 예비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정치인이 된다는 것, 그것이 당신의 자아실현인가?
그 자아실현이란 것이, 정치인이 되어 이권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군민을 위한 삶을 살고자 나서는 것인가?
떄로 거짓과 위선은 가식으로 포장되어 쉽게 구별할 수 없다.
정치는, 자기 이권을 위한 자아실현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헌신, 공동체를 위한 책임, 그리고 정직함과 투명함을 바탕으로 한 약속의 실천이어야 한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