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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벚꽃이 피면, 다시 와주세요” – 콜드플레이가 남기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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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or1) 2025. 4. 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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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벚꽃이 피면, 다시 와주세요” – 콜드플레이가 남기고 있는 것들


벚꽃이 피는 4월, 한국은 다시 한 번 음악으로 물들고 있다. 콜드플레이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이 시작되었고, 나는 그 축제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아직 네 번의 공연이 더 남아 있는 이번 방문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 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공연장. 입장은 비교적 수월했지만, 주차는 쉽지 않았다. 지정석에 앉아 사전 공연을 보며 준비된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하려 했을 때는 긴 줄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현장에는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정수 물통이 준비되어 있었고, 스탠딩 구역엔 매트가 깔려 앉을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무대 위 크리스 마틴은 또렷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한국어를 잘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영어로만 공연을 진행하는 반면, 그의 말에는 이곳을 향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태극무늬 연출과 팬들을 향한 존중의 메시지 속에서 우리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이들은 단순히 음악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만나러’ 온 것이라는 것을.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BTS 진은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와 협업한 노래 My Universe가 울려 퍼졌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아티스트가 하나의 음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우리는 단지 관객이 아니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행자들이었다.

무대는 화려했지만, 그 중심에는 ‘관계’가 있었다. 전자 팔찌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이 하나로 연결되고, 즉석에서 관객을 초대해 노래를 부르는 크리스 마틴의 모습은 마치 옆집 형 같았다. 그는 슈퍼스타가 아니라, 무대를 넘나들며 관객들과 호흡하는 진정한 예술가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한국에는 여전히 세계 수준의 ‘대형 공연장’이 부족하다. 여섯 번이나 공연을 열 수 있는 팀이, 공연장을 섭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공연장은 인파로 붐비고, 교통은 마비된다. 공연을 위해 수고하는 경찰과 스태프들, 그리고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관객들. 이것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문화적 인프라’의 문제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공연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인천공항 인근이나 교통이 용이한 외곽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마련하는 일은, 단지 음악을 위한 일이 아니다. K-팝과 한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이자, 관객과 예술가 모두를 위한 ‘기반’이다.

콜드플레이는 벚꽃이 필 때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이 봄을, 다시 우리에게 기억하게 했다. 공연은 아직 네 번이나 더 남아 있다. 이 축제의 열기는 계속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연결을 경험할 것이다.

다음에 벚꽃이 피면, 다시 와주세요. 그땐 더 넓고, 더 멋진 공연장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콜드플레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cold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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