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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문자해득(文字解得) 학습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21. 9. 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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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많은 분이 평생 사면서 몰랐던 문자를 알게 됐을 때에 얼마나 행복할까?

 

문해교육은문자해득교육(文字解得敎育)’을 평생교육법 제2조에 따라 줄여서 쓴 말이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문자해득능력을 포함한 사회적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생활능력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조직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정의되어있다.

 

이러니 문해(文解)’문자해득(文字解得)’을 줄여서 쓰는 말로 이 시대에 세계인이 쓰고 있는 수많은 문자가 있지만 평생교육과 평생학습에서 이르는 문자는 우리 국어로 쓰는 한글로 봐야 된다. 최근에는 외국어로도 확장해서 교육과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위 정의에서 보듯이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프로그램은 관행으로 오랫동안 써오던 말이다. 이미 외래어가 된 프로그램을 그대로 써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한글을 몰라 처음으로 문자를 배우는 분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평생학습의 차원에서 보면 교육과정또는 교육계획으로 순화시켜 이법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다른 화제이긴 하지만 법이 필요한 이유는 누구나 법을 잘 알아서 받아들이고 모두가 잘 지켜야 정의(正義)롭고 공정(公正)한 사회가 된다. 이래야 법으로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법이 제정하는 분들의 입장이나 시각이 앞서기보다는 가장 지식수준이 낮은 분들의 입장이나 시각에서 쉬 알 수 있도록 입법되어야만 그대로를 따라서 지키지 않을까. 이래서 문자해득교육에서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한 용어의 정의는 아쉽다.

 

이제까지 평생교육의 중심은 문자해득교육이었고, 문해교육은 연세가 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 문해교육을 위주로 시행되어 왔다.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분야의 학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은 우리나라에서 연세가 많은 분들의 세대는 일제압박과 625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가난으로 어렵게 살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분들이 많다. 실제로 우리 부모님의 학력은 무학이다. 평창 봉평의 첩첩산중 초가집에서 가난하게 살았으니 학교에 다닐만한 여건이 안됐을 거다.

 

어느 날 농사를 지으러 면온에 있는 고향집에 갔더니 무학이신 어머니께서 여섯 번째 시집 강물처럼을 소리 내서 읽고 계셨다. 가만히 듣다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작은 글씨의 시집에 실린바디집이라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시를 읽으셨다. 그것도 몇 번을 읽으셨는지 접어둔 종이에 때가 묻어있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어머니께서 문해교육을 받고 문해학습을 하셨다. 얼마나 좋으셨을까? 한글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철자를 정확히 쓰지 못하시지만 아들의 시를 읽고, 생활에 지장이 없이 글을 읽고 쓰며, 팔십이 넘은 나이에도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이 있으니 즐거운 문자해득학습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문자해득은 한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외국어로 더 확대해서 학습할 수 있도록 과정을 추가해야 된다. 또한 연세가 많으신 분들뿐만 아니라 혹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 분들과 다문화가정에도 관심과 학습의 기회를 드려야 된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두가 같은 문자를 똑같이 이해하고 똑같이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더욱 밝은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 되지 않겠나?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의 뜻을 깨우쳐서 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이기 때문에 문자해득교육과 학습은 꾸준히 이어가야 된다. 알아야 뭐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글: 시인 김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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