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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그리는 도화지> 추억 있는 삶은 아름답다.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20. 11. 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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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자신만의 추억을 만들며 살 필요가 있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건 조용히 음미할 수 있는 행복하고 달콤한 추억.

 

오래 전 겨울 어느 날 난 매우 아름다운 프리지아 한 다발을 선물 받았다. 그날따라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온 대지를 하얗게 덮었다. 아마 내 무릎 높이 정도는 족히 쌓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나는 조용한 사무실 눈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며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라는 노래를 열심히 따라 부르고 있었는데 그때 내게 전달된 프리지아 한 다발 속에는 눈 내리는 밤 데이트 신청 메모가 예쁘게 꽂혀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꽃다발 속에 정성껏 쓰여진 편지를 받고 퇴근을 한 후 가볍게 식사가 끝나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펑펑 쏟아지는 눈발을 헤치며 우리는 괜찮은 전통 찻집을 찾아 핸들을 돌렸다.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질 위험한 눈길을 여인둘이 겁도 없이 달리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깔깔거리며...

 

가다가 어느 길옆 넓은 평지에 차를 세워두고 눈싸움도 하고 아무도 걷지 않은 눈밭에 덥썩 누워서 러브스토리의 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아마 누군가가 이 장면을 목격했더라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거나 강아지 수준 정도의 철부지들이라 생각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찾아간 찻집에서는 판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난로에는 장작이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타닥타닥 타오르고 있었다. 우린 난로 곁에 의자를 놓고 차를 마시며 국악이야기며 여러 가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아저씨는 덤으로 북 연주까지 들려 주셨는데 흥겨운 우리가락에 어깨까지 들썩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인가. 세상의 누구도 가지지 못한 나만의 추억.

지금 다시 같은 행동을 하라고 한다면 아마 많이 쑥스러워 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시간적 여유도 많이 줄었다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가끔 함박눈 몹시 내리는 밤 조금은 외롭다고 느껴 질 때 간직해 두었던 추억을 적절하게 꺼내어 음미하노라면 마음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

 

추억을 만든다는 것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므로 삶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적절하게 추억을 쌓아놓았다 가끔은 삭막하다 생각 될 때 음미한다면 늘 밝은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않을까.적당히 포기할 줄 알면서 행복을 만들며 살아가는 삶 그것은 아름다운 삶이다. 그래서 추억 있는 삶은 아름답다고 하였던가.

어느 겨울

-혜진.*

 

· : 권혜진

· 문예사조 신인상

· 8회 강원문학 작가상

· 시집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 평창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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