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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숲과 인문학 ‘새봄의 꿈을 꾸고 있는 겨울나무들’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20. 11. 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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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면 운두령 정상의 겨울숲>

찬바람이 몰아치는 엄동설한이 오면 내가 어렸을 적에 어른들은 겨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때는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얼마나 사는 게 힘들었으면 그런 말을

했는지를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까 알 것도 같다.

 

그 당시 밭 한떼기 없는 집들이 태반이었지 산을 소유한 집이 몇이나 되겠는가, 더욱이나 밥 끓여먹을 나무도 없는 판에 방을 따듯하게 덥힐 땔감 나무는 감히 상상도 못하고 냉골의 차디찬 구둘 방에서 겨울 내복 조차도 변변한 게 없으니 겉옷까지 끼워 입은 채 오돌 오돌 떨며 겨울 한 계절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해를 할 리가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도대체 왜 나무가 없냐고, 산에 가면 온통 나무로 덮여 있는데, 보일러가 없으면 값이 싼 연탄이라도 피우면 될텐데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 춥고 배고팟던 그 시절이 따뜻하고 배부른 지금보다 더 행복 하였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여야 할지 악간은 불가사의 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세상 사는 것이 어찌 보면 상대적이라서, 나만 추운 게 아니라서, 남들도 다 춥게 지내니까 참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였을지도 모르겠다.사람들의 욕망과 행복도 시대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 주에 크게 어려움이 없는 지금은 누가 더 많이, 누가 더 크게 가졌는가에 행복의 척도가 정해지는가 보다.

 

이 추운 겨울에 나무들은 어찌 지낼까?

내 걱정 할 겨를도 없는데 뭔놈의 나무 걱정까지 하느냐고 반문 할지 모르지만 나무가 겨울을 나는 모습을 잘 관찰하여 보면 사람이 죽어서도 천국으로 들어가는 행복의 열쇠를 찾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태어나서 어찌어찌 살다가 결국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인생이라고 한다면 식물들은 아주 작은 씨앗이 발아하여 뿌리를 내리고 한 생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식생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사람과 식물의 삶에서의 공통점은 생명이 유한하다는 것이며 언젠가는 죽어서 자연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사람은 과욕을 부려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소유하는 반면에 식물은 꼭 필요한 만큼만 취한다는 점이라 볼 수 있겠다. 또 한 가지 차이점을 든다면 사람은 자기의 삶을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으므로 누릴 수 있는 만족도 그만큼 클 수 있으나 식물은 한번 주어진 환경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그곳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저기 서있는 저 나무는 추운 겨울을 맞아 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뭇가지마져 떨쳐버려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어서 마치 죽어있는 나무와 같아 보이지마는 자세히 관찰하여 보면 줄기와 뿌리에서는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 靜)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삶의 지혜를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정지해 있는 것을 정복하려면, 움직여야 하며, 움직이는 것을 이기려면, 정지해 있어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중용(中庸)이 삶의 정도라고 칭한다면, 정중동은 삶의 지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중동이란 말 뜻의 출처는 菜根談(채근담) 전집 제88장에 나오는데 동을 감추고 있는 것이 참된 정이요 정중 정비진정 동처정득래(靜中靜非眞, 靜動處靜得來)라 함은 정 가운데 정은 진실된 정이 아니라 동한 가운데 정이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중국 明代에 홍자성 ( 洪自誠 )이 지은 통속적인 처세 철학서로 유럽에 유대인들의 지혜의 지침서로 알려진 탈무드가 있다면 동양에는 채근담이 그와 대적할 만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삶이라도 그 가치에 무게를 둔다면 죽음의 의미를 살피고 죽기 전에 무언가 남기고 가는 동적 삶이 진정한 가치를 의미하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인생사 가운데서 실패 속에서도 성공의 기회를 보며 성공 속에서도 실패의 필연을 방지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흐르는 물에서는 자기의 얼굴을 볼 수 없듯이 엎어지고 넘어졌을 때 과거의 잘못됨을 반성하고 다시 움직여 행할 때 비로소 동중정, '정중동에 진리가 있음을 우리는 앙상한 나무의 모습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엄동설한에 봄을 준비하지 못한 나무는 봄이 왔을 때 싹을 내지 못하고 말라서 삭정이가 되듯이 우리 인간들도 꿈을 꾸지 않으면, 정중동의 참뜻을 가슴에 담지 않으면, 진정 봄이 찾아오더라도 큰 뜻을 펼치지 못하고 힘들게 살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저기 서있는 앙상한 나뭇 둥치로 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하는 일이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생태공예 전문가, 사회복지사, 도시농업관리사, 우드버닝 작가, 생활속마술사, 웃음레크레이션 지도사,전래놀이 지도사 등 주로 돈을 버는 일보다는 누군가를 대상으로 함께 즐기며 놀거나 가르치는 일들이다 보니까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치열하였던 지난 세월의 발자취가 훤히드러나 보임을 늦게 나서야 알게 된것은 불행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늦게 발견한 행운이라고나 할까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이 한없이 즐겁고 보람되고 한편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숲이 이루어진 모습에서도 한 종류의 나무로만 이루어진 단순림은 보기에는 좋고 경제적 가치는 있을지 모르지만 병충해가 왔을 때 자칫 전멸할 수도 있고 숲속에서 함께 살아야 하는 동물들이 보금자리를 만들기에 부적합 하므로 경제적 가치는 덜하지마는 상록수 활엽수 키 큰나무 키 작은 나무 각종 덩굴과 지표 바닥 식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혼합림으로 이루어진 숲이 보다 더 건강하고 동물들도 함께 살아가기에 적합하다고 하듯이 우리네 삶도 이런 저런 사람들이 어우렁 더우렁 어울려 서로 돕고 도움도 받으며 살아가는 혼합림의 숲과 같은 모습의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약력: : 김수헌

· 2020년 제14회 전국숲해설경연대회 3위 입상

· 2020년 국전우드버닝부문 은상 수상

· 2019년 한국사이버원예대학 생태공예과목 강의

· 2019년 개웅산유아숲체험원 우수지도사 구로구청장 표창

· 2018년 국립수목원 우리산림 바로알기 탐험경진대회 우수상

· 2018년 서울시 생태공예공모전 작품 선정 및 시청 전시

· 17,18년서울시 공원 숲해설 만족도 조사 2년 연속 1

· 2015년 숲해설가 성적우수상 및 개근상

·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 노동문화제 미술부문 노동부장관상, 인천시장상

· 국토통일백일장 최우수 국무총리상

· () 에이스건설, 에이스종합관리 대표이사

· 서울대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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