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일 오전 7시 28분경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평창군 진부면을 관통하면서 진부면 송정교가 붕괴되었다.
다행히 붕괴 당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차량 이동이 많은 출근 시간 송정교에서 인명 피해 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위기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진부면 박광진 씨의 숨은 공이 컸다.
아침 일곱 시 송정교에 물이 차는 모습을 지켜보던 박광진 씨는 거센 비와 바람을 뚫고 집 밖으로 나갔다.
Q.아침 일곱 시면 태풍으로 바람이 무척 세 개 불던 시간이었고,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시게 된 경위가 궁금합니다.
제가 2층 소파에서 내려다보니까 송정교 아래 오대천에 물이 많이 불어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인도에서 시작된 다리 난간 3개 정도가 살짝 휘어져 있는 게 보였습니다.
제가 포크레인 중장비를 하고 있어서 평소에도 그런(위험한) 부분이 좀 더 잘 보이고, 위험을 감지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다리 난간이 세 개 정도 휘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고 뭔가 위험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가 일곱 시 20분쯤이었습니다. 다리가 휘어져 있는 것을 보고 제일 먼저 동네 이장님(송정4리 홍준균)에게 전화를 하고 바로 다리 앞으로 내려갔습니다.
Q. 다리가 붕괴된 시간이 출근 시간이었고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다리 붕괴의 위험을 감지하시고 빠르게 대처해 주셔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다리 붕괴의 위험을 느꼈던 순간의 절박함은 누구보다 크셨을 것 같습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당시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었고, 내려가서 보니 중간 부분에 다리가 살짝 내려앉는 게 보이는 상태였기 때문에 너무 급박한 상황이어서 반대쪽에서 다리를 건너려는 차에 엑스 표시를 하면서 큰소리로 차가 건너오지 못하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또 출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당시 송정교 양방향에서 송정교를 건너려는 차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큰소리로 상황을 알려도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매우 급박했기에 매우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몸짓으로 엑스자 신호를 보내며 양쪽에서 차량 진입을 하지 못하도록 계속 막았습니다.
Q.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지역 분들 및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대처 방법은 또 한 번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위기 순간을 감지하고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다리가 휘어지는 상황을 보고 제일 먼저 마을 이장님(송정4리 홍준균)에게 전화를 드려 상황을 보고했고, 아내는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마을 이장님은 다리가 휘어지는 상황에 대하여 바로 관공서 및 마을 이장님들에게 알렸습니다. (당시, 평창군은 22일 밤부터 태풍 특보 발효로 평창군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11개의 실무반이 태풍피해 예방과 대응을 위해 비상대기를 하고 있었다.)
평창군의 각 기관(면사무소, 경찰서, 소방서 등)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기하고 있다가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오셔서 가이드라인을 치고 교통통제를 해 주셨습니다. 모든 분들이 발 빠르게 협력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제2차 피해 3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또 소식을 들으신 군수님께서도 바로 현장에 와주셨는데 그 때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빠른 피해복구를 약속해주고 가셔서 군민으로서 참 든든했습니다.
Q. 급박했던 순간 박광진 씨께서 보여주신 큰 희생과 노력은 많은 분께 깊은 감동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또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막으신 박광진 씨는 지역의 영웅이십니다. 평창군민뿐만 아니라 영상을 본 모든 국민들이 가슴이 울컥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요, 많은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한 일도 없는데... 제가 한 거는 차량 통제하고 그런 거 밖에 없는데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인터뷰를 안 하려고 했어요.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누구라도 다 그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이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각심을 가지고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힘을 모아 함께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홍수, 태풍 등 많은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는데 모든 국민이 그런 상황일수록 힘을 모아 함께 이겨내며 안전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좋은 일 하나 웃을 일 하나 없는 이런 시대에 박광진 씨가 보여준 훈훈한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입가에도 마음에도 미소를 짓게 해 주었다.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에 모두 힘들지만, 지금처럼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
글: 평창신문 명예기자 최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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