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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숲과 인문학] 수락산 숲해설가 김수헌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숲과삶"

기획

by 편집부1 2020. 7. 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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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가 김수헌 선생님>

숲속을 거닐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숲속에서 살고 있는 식물들이 너무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토양이 비옥한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식물들은 하늘 높이 쭉쭉 올라가고 들판 널리 반원형을 만들며 마음껏 가지를 뻗는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 모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행복하게 성장한다.  반면에 척박한 땅이나 바위산에 태어난 식물들은 그야말로 죽지 못하여 살고 있는 듯 가련해 보인다. 하지만 식물들은 이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뿐 태어난 환경을 탓하지 않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우리네 인간들과는 다른 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나무들이 언뜻 보면 모두가 똑같아 보이지만 한그루 한그루 자세히 살펴보면 똑같은 나무는 한 그루도 없다. 마치 우리들의 모습처럼 말이다. 각각의 나무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한쪽의 나뭇가지는 큰 나무에 가려 빛을 받지 못하여 말라 죽어 있고, 무엇인가에 상처를 입은 곳은 울퉁불퉁 상처를 감싼 흔적을 볼 수 있다.  또 한 그루의 나무는 정아우세 현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항상 대체 가능한 제2 제3의 예비 곁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것도 어쩌면 우리네 가족 제도와 닮아있지 않은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늘 어린이들과 마주하는 숲 선생님이란 일을 하다 보니까 내 눈높이가 자꾸만 낮아져서 어린아이처럼 생각하게 되고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고 답하게 된다. 꽃은 왜 아름다운 모습으로 필까요? ,모양과 색은 왜 모두가 다를까요 ? , 꽃은 죽어서 무엇이 될까요 ?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식물은 종족 보존을 하기 위하여 꽃가루받이를 하여야 하는데 동물처럼 움직일 수가 없으니끼 꼭 곤충이나 새 또는 동물 등을 불러야 하기 때문이라는 어른들의 지식으로만 답을 해주면 너무 딱딱하고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잠깐 아이들의 세계로 들어가서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로 꾸며서 이야기하여 준다면 지식 전달이 아닌 지혜의 문을 열게 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릴 적에 곤충학자 파브르 곤충기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비가 고치를 찢고 나오는데 날개가 너무 커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애쓰는 것이 너무도 안쓰러워서 고치를 칼로 찢어 주었더니 나비가 고치 밖으로 나와서 날지를 못하고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는 모습을 보고 참고 견디는 아픔 없이는 생명은 탄생 될 수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여 주었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요즘 코로나 19라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전 세계에 창궐하여 언제 끝날지 모를 불안 속에 전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두가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7월 현재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전국의 모든 교육기관이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 수락산 국유림 사업소도 대체 수업을 위한 모니터링과 교구 제작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유리산 누에나방의 성장과정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동안 숲속에서 애벌레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잠깐씩 지켜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장기간 애벌레에게 나뭇잎 먹이를 따다 주고 배설물을 치워주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주며 애벌레의 생태를 가까이에서 관찰한 적은 처음이다. 애벌레는 먹이를 먹고, 잠을 자고, 고치 지을 장소를 찾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설치하여준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수없이 탐색하여 한곳에 정착한다. 그리고 꼬리 쪽을 고정하고 머리를 이리저리 원형으로 움직여 그동안 비축한 모든 에너지를 고치 만들 실을 토해내는데 사용한다.

 

말 못하는 미물도 이토록 큰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없는 경이로움을 금치 않을 수가 없음을 느낀다. 옛말에 사람답지 못한 인간을 비유할 때 개만도 못하다, 미물만도 못하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어린이들이 오지 못하는 수락산 숲 체험장 주변 숲속을 거닐면서 아련했던 그 옛날 고향 생각에 지그시 눈을 감아 본다. 내가 어렸을 적 우리 동네에는 내 또래의 어린이가 없어서 늘 혼자서만 놀았다. 그러다보니 나에게는 자연이 집이고 집이 곧 자연 이었다. 들판의 꽃과 밭의 보리와 같은 생명,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 내 생활의 일부였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하루빨리 어린이들이 와서 온 골짜기를 흔들어 놓기를 바래본다. 

또 아이들에게 어떤 마술을 보여주고 무슨 수업을 하면서 깔깔거리며 또 무엇을 함께 만들지를 고민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 글 : 김수헌

 · 2020년 국전우드버닝부문 은상 수상 

 · 2019년 한국사이버원예대학 생태공예과목 강의

 · 2019년 산림청 산림복지진흥원에서 전국 유망 유아숲체험원 탐방 선정

 · 2019년 개웅산유아숲체험원 우수지도사 구로구청장 표창 

 · 2018년 국립수목원 우리산림 바로알기 탐험경진대회 우수상

 · 2018년 서울시 생태공예공모전 작품 선정 및 시청 전시 

 · 17,18년 서울시 공원 숲해설 만족도 조사 1위

 ·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 노동문화제 미술부문 노동부장관상, 인천시장상 

 · 국토통일백일장 최우수 국무총리상

 · (주) 에이스건설, 에이스종합관리 대표이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처: https://www.news700.kr/5903 [평창신문]

youtu.be/G7UDHfGoU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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