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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연재] 미탄이와 용천이

칼럼

by 편집부1 2018. 9. 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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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솟아나오는 맑고 차가운 용천수는 산골짜기 아래 송어양식장으로 흘러간다. 용천수산 이라는 커다란 표지판이 있는 이 곳 송어 양식장에는 아기송어 미탄이가 산다. 미탄이는 이 송어 양식장에서 올해 1월에 태어났다. 미탄이는 양식장에서 주인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미탄이가  태어나고  한달쯤 지난 입춘 무렵 언 땅을 녹이는 많은  봄비가 내렸다. 하루 종일 내린 봄비에 양식장 물이 흘러 넘쳤다. “와 비가 많이 내려 물이 흘러넘치네. 나도 언니, 오빠들 따라 저쪽으로 가 봐야 겠다.” 미탄이는 물이 흘러넘치는 곳으로 헤엄쳐 갔다. 그러자 미탄이의 몸이 물과 함께 송어 양식장 밖의 계곡으로 떠밀려 나왔다. 


태어났을 때 부터 딱딱한 벽돌 속에서만 살던 미탄이에게 양식장 밖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와 여긴 새로운 세상이네! 와 저 나무들 좀 봐! 저기 털 복숭이 버들 강아지좀봐!, 우와 여기 돌 틈 사이에 가재도 있네! 안녕! 가재야” “응 안녕! 어서와” 

새로운 세상 구경에 신이난 미탄이는 계곡 이곳저곳을 열심히 헤엄쳐 다녔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미탄이는 슬슬 배가고파지기 시작하였다. 계곡에는 미탄이가 먹을 만한 물방개 유충, 잠자리 유충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미탄이는 늘 주인이 주는 먹이만 먹었기에 먹이를 먹는 법을 몰랐다. 미탄이는 하는 수없이 양식장의 다른 송어 친구들이 먹다가 남긴 찌꺼기를 먹으려고 양식장의 물 빠지는 곳으로 가 보았다. 그곳에는 미탄이처럼 양식장에서 나와 먹을 것을 찾는 배고픈 미탄이 친구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안녕 미탄아!“ “응 안녕! 아이 참 배고파. 다시 양식작으로 돌아가고 싶어.. 여긴 먹을게 너무 없어..” 친구들 틈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던 미탄이는 친구들과 함께 돌틈에 끼어서 먹이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다. 그때였다. 저녘 무렵 계곡 커다란 바위틈으로 검은 그림자가 물위를 비추었다. 수달이었다. 배가 고픈 수달은  미탄이와 미탄이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미탄이는 있는 힘껏 헤엄쳐 계곡의 상류로 도망쳤다. 계곡 상류에 몸을 숨긴 미탄이는 도망치느라 온 몸에 힘이 빠져있었다. 지친 미탄이는 수풀사이에 몸을 기대고 또다시 잠이 들었다. 새볔녁이 되자 숲속의 노루가 물을 마시러 계곡에 찾아왔다. 노루의 그림자에 놀란 미탄이는 또다시 계곡 위로 도망치며 헤엄을 치기 시작하였다. 얼마쯤 계곡을  올랐을까? 



멀리서 보니 자기랑 비슷한 친구인 산천어 한 마리가 계곡의 위를 향하여 계속 헤엄을 치며 가고 있었다. 산천어는 계곡의 상류에서 혼자 사는 물고기로 이름은 용천이였다. 미탄이는 앞에 헤엄쳐 가는 늠름한 산천어를 따라가면 왠지 먹이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있는 힘껏 용천이를 뒤따라 헤엄치기 시작했다.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쫓아오는 기척을 느낀 용천이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용천이는 자신의 뒤에서 많이 지친 모습으로 간신히 헤엄을 치며 따라오는 미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안녕, 나는 미탄이라고해. 저기 아래 용천수산에서 나왔어. 근데 얘 여기 먹을 것 좀 있니?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먹었더니 너무 배가고파.”  용천이는 미탄이를 데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계꼭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용천이는 미탄이에게 물방개, 장구애비, 잠자리 애벌레를 잡아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미탄이는  너무나 지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물 속 곤충을 부지런히 잡아먹는 용천이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지쳐 쓰러져 있는 미탄이를 가엽게 여긴 용천이는 미탄이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기 시작하였다. 용천이의 보살핌 속에서 미탄이는 몇일만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건강해진 미탄이는 용천이와 계곡 상류에서 용천이에게 배운 솜씨로 먹이도 배부르게 잡아먹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미탄이는 계곡물을 건너는 고라니를 보고 깜짝 놀라 바위틈에 몸을 숨겼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용천이는 “쟤는 해로운 친구가 아니야. 우리를 잡아먹지 않아. 숲속에 사는 우리의 친구야” 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용천이는 그동안 양식장에서 살다 나와서 많은 고생을 한 미탄이가 숲을 무서워 하는 것을 알고 미탄이에게 숲을 알려주고 싶었다. “미탄아, 오늘 나하고 저기 아래 계곡으로 나들이 가지 않을래?” “가도 괜찮을까?” “응, 그럼 나만 따라와” “알았어” 미탄이는 용천이를 따라 계곡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미탄이는 용천이를 따라 계곡 아래로 내려가면서 많은 숲속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잣나무 위를 오르내리는 청서, 날다람쥐, 물까마귀 둥지를 보며 용천이는 반갑게 인사를 하였고, 미탄이에게도 소개도 시켜 주었다. 단풍나무,자작나무, 오동나무가 심겨진 계곡을 따라 내려다가 보니 어미 맷돼지가 아기 맷돼지들을 데려와 물을 먹고 산기슭으로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숲을 무서워 하던 미탄이는 용천이 덕분에 숲이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되었다. 미탄이는 용천이를 따라 내려온 계곡에서 숲속 동물 친구들도 만나며 따뜻한 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 어느덪 유월이 되었다. 



미탄이는 숲 속 계곡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실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용천아, 우리 큰 강 가자! 큰강가서 더 많은 친구들도 만나고 새로운것도 구경하자” 그러나 용천이는 그곳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늘 자기가 살아오던 터전이었기 때문에 정든 자기의 터전을 두고 더 멀리 큰 강까지 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미탄이는 혼자 그곳을 떠나기로 하였다. 유월의 장맛비에 계곡물은 불고 불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뜬 미탄이는 불어난 계곡물을 따라서 계곡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계곡물을 따라 내려가면서 미탄이는 쉬리도 만나고 버들치도 만나고 금강모치도 만났다. 드디어 미탄이는 큰 강이 펼쳐진 강의 하류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는 참종개, 어름치, 누치, 잉어같은 물고기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와 여긴 정말 친구들이 많구나! 안녕! 친구들아, 난 너희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그렇게 큰 강의 하류에서 만난 친구들과 미탄이는 매일 매일 재미있게 놀았다. 장마철도 지나고 평온한 강의 하류에서 미탄이는 다른 물고기 친구들과 매일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미탄이는 참종개 친구들과 축구놀이를 하고 있다가 배고픈 자라 한 마리를 만났다. 너무 놀란 참종개는 미탄이에게 소리쳤다. “미탄아 빨리 도망가! 자라한테 잡아먹힐 수 있어. 정말 무서운 녀석이야” 참종개는 미탄이에게 소리치고 다른친구들과 함께 얼른 모래속에 몸을 숨겼다.  참종개가 소리치는 다급한 목소리에 미탄이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기 위하여 있는 힘껏 헤엄을 쳤지만 자라가 미탄이의 왼쪽 지느러미쪽을 물어 상처를 냈다. 상처난 몸을 이끌고 미탄이는 있는 힘껏 헤엄을 쳐 쓰레기 더미 밑에 몸을 숨겼다. 미탄이를 놓친 자라는 쓰레기 더미 주위를 서성이다 다른곳으로 사라져갔다. 



무서움에 한참을 웅크리고 있던 미탄이에게 멀리에서 용천이가 헤엄쳐 왔다. 용천이는 아무래도 강의 하류로 떠난 미탄이가 걱정이 되었던 것이었다. “미탄아, 괜찮아? 저런, 많이 다쳤구나. 미탄아 여기서 이러지 말고, 너만 괜찮다면 나하고 다시 우리집이 있는 계곡으로 가지 않을래?” 미탄이는 용천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용천이는 상처받은 미탄이를 부축하여 다시 강의 상류로 향했다. 


“상류로 가자”


 

용천이를 따라 상류로 흐르는 계곡가에는 갈대가 흩날렸고, 자작나무도 단풍나무도 울긋불긋 물이 들기 시작하였다. 단풍구경을 하며 강의 상류로 올라가는 미탄이와 용천이는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탄이는 용천이가 지켜주는 고요하고 평온한 수풀가에 알을 놓았다. 용천이는 미탄이가 낳은 알을 곁에서 지켜보며 흐믓해 하였다. 그렇게 몇일이 지났을까?  자라의 공격에 물렸던 미탄이의 왼쪽 지느러미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몇일을 더 버티지 못한 미탄이는 결국 용천이에게 알을 부탁하고 숨을 거두었다. 용천이는 미탄이가 낳은 알 곁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알을 지켰다.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흘러 추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배고픈 수달 한 마리가 용천이를 발견하고 수풀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용천이는 수풀속의 알을 지키기 위하여 강의 하류로 수달을 유인하며 헤엄을 쳐왔다. 하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계곡물이 얼어붙었다.



 용천이는 강의 하류 돌툼에서 걱정과 기다림에 지쳐  겨울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저 멀리 개울가에서 개구리의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봄이 찾아 온 것이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개울이 녹아 다시 흐르기 시작하였다. 용천이는 계곡상류에 있는 미탄이가 낳은 알이 제일 먼저 걱정이 되어 찬 계곡물을 따라 계곡의 상류로 상류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계곡 상류 미탄이의 알이 있는 수풀에 다다르자, 그곳에서는 봄 볕에 미탄이의 알들이 막 깨어나고 있었다. “와아 봄 볕이 참 따뜻하네” 



                  (미탄이와 용천이는 평창강을 배경으로 씌여졌습니다.) 



 ▶ 글 : 김동미

 ▶ 이메일 : forest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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