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교차점
하늘 아래
전선은 팽팽한 세월을 매달고
겨울의 가지 끝에는
말하지 못한 차가운 한숨이
투명하게 흔들린다
푸른 공백 가득한 하늘
두 줄기 흰 흔적이
서로 다른 시간을 데리고 와
잠시 겹친다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바라보며 지나가기 위해
닿을 수 없는 높이에서
차갑게 빛나는 푸르름 속에서
만남은 곧 이별이 되고
교차는 곧 소멸이 된다
나는 지상의 전봇대 그림자 아래서
고개를 들어 당신이 남기고 간
얇은 하얀 자국을 시린 눈으로 본다
저 하늘 한가운데 머물 줄 모르는
하얀 약속 하나토 곧 바람에 풀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라질
그 잠깐의 궤적 속에서
우리는 만남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전일섭시인
산티아고 가는 길 (21년 5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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