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백중, 공동체의 나눔과 풍요의 절기
음력 7월 15일은 불교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이자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던 백중(百中, 백종·중원절)이다. 백중은 ‘머슴날’로 불리며 풍요로운 수확을 앞두고 일손을 도운 머슴과 하인들에게 하루를 온전히 쉬게 하거나 새 옷과 음식을 챙겨주던 날로도 알려져 있다.
불교에서는 이날을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하여,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조상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재(齋)를 올린다. 경전을 근거로 하여 부모와 선망 조상의 영혼을 천도하는 의미가 크다. 전국의 사찰에서도 이 시기에 우란분재와 함께 영가천도 법회, 수륙대재, 산사음악회 등이 열려 불자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
한편, 백중은 농경사회에서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쉬던 절기이기도 하다. 마을마다 농악이 울려 퍼지고 풍물놀이와 씨름·줄다리기 같은 민속놀이가 펼쳐지며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다. 곡식이 여물어 가는 시기에 공동체가 함께 모여 풍년을 기원하고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가 바로 백중이었다.
오늘날에도 백중은 불교적 신앙의례와 함께 지역 공동체 문화가 어우러지는 전통 명절로 계승되고 있다. 선조의 은덕을 기리고, 나눔과 화합을 되새기는 백중은 바쁜 현대사회에서도 공동체의 의미와 조상 공경의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날이다.
음력 7월 15일, 전국 사찰에서는 불교 최대의 천도재인 백중(百中·우란분절)과 더불어, 여름 석 달간의 하안거(夏安居) 수행 해제가 함께 열린다.
하안거 해제는 스님들이 선원에 모여 정진한 수행 기간을 회향하는 의미 깊은 의식이다. 이 날 스님들은 법당에 모여 해제 법문을 듣고, 함께 정진한 도반과 대중 앞에서 수행의 성과를 나누며 새롭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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