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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구전에서 기록으로, 지금이 민간 아카이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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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or1) 2025. 8. 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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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에서 기록으로, 지금이 민간 아카이브의 시간

아버지는 옥살이를 했고, 아들은 강제징용을 갔다.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위조지폐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 법으로는 죄였지만, 굶주린 사람들을 살리고 식민지 경제에 맞선 용기였다. 결국 옥살이를 하게 되었고, 일제는 수감된 조선인의 상투를 강제로 잘라냈다. 그러나 그는 끝내 가위를 허락하지 않고, 해방의 날까지 상투를 지켰다. 감시와 압박 속에서도 상투를 지킨 채 감옥 문을 나선 그 모습은, 단순한 머리 모양이 아니라 민족과 양심을 지키려는 저항의 깃발이었다.

아들은 청춘의 나이에 일본으로 강제 징용을 가, 무거운 쌀자루를 나르는 고된 노동을 3년간 견뎠다.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고,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 시간이었지만, 해방의 날 고향 땅을 다시 밟았다.

이 이야기는 먼 역사책 속에서 꺼낸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직도 살아 있다. 할머니의 입에서, 어른들의 술자리에서, 마을 어귀의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이야기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종이에 적히지 않고, 영상으로 남겨지지 않은 채 하나둘 사라져 간다.

광복 80주년, 지금이 바로 그 시작점이다. 오늘 우리가 기록하지 않으면, 내일은 그 목소리를 영영 들을 수 없게 된다.

현재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롯한 각종 일제시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고, 그 역사는 하루하루 빠르게 잊혀지고 있다.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부지런히 기록해야 한다. 민간에서 전해 내려온 이야기들을 한 줄이라도 더 남겨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우리 스스로 지키는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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