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칼럼] “조용한 선행, 조용히 잊히는 구조” – 기탁자에겐 박수, 구조에겐 질문을
7월 29일, 평창읍 주민 김덕수 씨가 읍사무소를 찾아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 50만 원을 기탁했다. 조용히 실천한 이웃 사랑, 이름 석 자 언론에 오르기조차 꺼려하던 그의 선의는, 작지만 울림이 컸다.
그러나 이런 기탁 소식이 매년 수십 건 보도되는 것에 비해, 정작 기탁자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사회적 존중도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좋은 군민’은 기념패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존중하라
‘군민대상’ 등 관 주도의 연례 포상 행사는 평창군 기여도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관행에 의해 수상자가 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히려 조용히 10년, 20년을 기부해온 군민들이 명단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성금을 내는 분이야말로 진짜 ‘좋은 군민’이다. 기초생활 수급자,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 등을 위해 본인의 주머니에서 꺼낸 돈, 그건 평창이 지켜야 할 자산이다.
‘기부자 예우 조례’ 마련하라
소액이라도 반복 기탁자 우대 제도 마련
– 예: ‘착한 군민 인증제’, ‘연속 3회 기탁자 명패 설치’, ‘기부자 명예의 전당’ 군청 홈페이지 개설 등
군민 포상 기준 재정비
– '기부·봉사 실적 3년 이상 군민’ 자동 추천
– 정치·단체 추천 중심 구조가 아닌, ‘실적 기반 자동 평가 시스템’ 마련
기탁금의 ‘투명한 사용’ 및 피드백 제공
–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연 1회 안내
– 기탁자의 이름을 생략하더라도, 사용처는 구체적으로 공개
기자 논평
김덕수 씨의 50만 원이 누군가에겐 여름을 버틸 단 한 끼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받는 건 ‘감사 인사’ 한 마디에 그친다. 이제는 박수에서 멈추지 말고, 시스템으로 예우하고, 기록으로 존중하는 행정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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