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출생률을 높이고 싶으면 '상담' 과목부터 만들자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도 4월 출생아 수는 19,049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8% 증가, 사망자 수는 28,659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0% 증가, 혼인 건수는 18,039건으로 전년동월대비 24.6% 증가, 이혼 건수는 7,701건으로 전년동월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출생아수는 2.8%로 증가로 많은 증가율을 보이지 않았지만, 혼인 건수는 24.6%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이혼율도 5.7%로 증가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해 사람간의 관계가 많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관계 맺음'의 바탕은 외로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녀는 출생하지 않더라도 '외로움을 벗어나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함께 하자는 목적의식이 혼인 건수 증가율이라는 통계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긍정적인 의식을 가지고 결혼을 하지만 서로 살다 보니 맞지 않아 이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TV프로그램에서도 이혼을 다룬 드라마, 한부모 가족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이혼이나 한부모가족에 대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다양한 연령층의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결혼과 이혼 이후의 삶에 더 공감하는 것일까? 다양한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출연진들이 저마다 '결혼 생활 중 겪었던 고민, 애환과 같은 살아온 이야기나 혹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런 부분이 많은 공감을 얻어 내고 있다.'
생각해 보았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미리 있었더라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고, 상대방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미리 있었더라면'
0세부터 7세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교육 현장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났었다.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지만, 근본적인 아이들의 성향을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모두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인간 그대로 본연의 모습에 더 가까운 순진하고 순수한 그 모습 그대로의 아이들이었다. 저마다 고유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갈등이 발생했다.
유치원 시절에 이미 자기만의 고유한 성향과 개성이 만들어진 듯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달라질 수 있을까? 초등학교는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곳이다.
'학교도 조그마한 사회이니 그곳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서 사회성이 길러진다'라는 입장도 충분히 맞는 말이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라는 사회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계를 통해서 사회성이 길러질 수 있도록 줄탁동시처럼 함께 아이의 성장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어 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교육기관에서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 '학업성적'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라는 옛말은 분명 틀린 말이 아니다. 인지 수준에 맞는 학업성취를 하는 것도 학생으로서의 의무이니 말이다. 공부를 잘하면 '원하는 대학에 가고, 원하는 직장'에 갈 수 있다는 그럴듯한 말에 아이들도 반항보다는 순응을 택한다.
요즘, 우리나라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도 뇌상을 입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까지 드는 요즘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 졸업,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자기 꿈을 펼친 유명인들이 학창 시절 각종 문제에 휘말렸던 보도들을 접할 때마다 나는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사회성은 자연히 길러진다'라는 말은 성장하는 아이들을 정글과도 같은 위험천만한 곳에 그냥 풀어놓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유치원 부터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야 할 것 같다. 학교폭력 경찰과 교육청이 학교폭력이 일어난 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는 상담을 통해서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서로에 대해 편견 없이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너희 집 어디야? 너희는 여름방학 때 어디로 여행가?'와 같이 집으로 서로를 평가하고 여행으로 가정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부모들의 '말조심'도 함께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교육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많은 정보, AI의 발달 속에서 미래에도 과연 '공부'가 중요한 시대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도 던져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육혁명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정작 본인들의 자녀는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도록.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자녀들까지도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교육환경이 되어주는 그런 대한민국 교육이 되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면 다양한 형태의 상담이 우후죽순 생겨날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상담은 자기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학급의 아이들 모두가 서로에 대한 편견 없이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가장 근본적인 상담의 틀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학교에 학교폭력 경찰을 배치하고, 교사에게 생활지도를 강조하며 교사의 어깨를 너무 무겁게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학급에 전문 상담과목이 추가되고 학업지도 교사 한 명, 상담교사 한 명이 배치되어서 집단상담, 또래상담, 연극상담 등 전문상담을 통해 아이들끼리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할 것 같다.
교사로 지내본 나로써는 교사들에게 막대한 상담량과 생활지도의 무게를 지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공감이 간다. 학교에 상담과목만을 도입하고 담임교사에게 무거운 무게를 지을게 아니라 학급에 전문 상담교사를 필수로 배치하여서 우리 미래의 꿈나무들이 많은 갈등과 부침 속에서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긍정적인 관계맺기는 결국 사회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 같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고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나라를 발전시키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사람과 사람 간의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 혼인 건수는 높아지고 이혼율은 낮아지고,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출생률도 높아질 것 같다.
출생률을 높이고 싶으면 어렸을 때 교육시스템에서 '상담' 과목과 상담교사를 추가하고 학창 시절 내내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훈련이 지속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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