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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진 시인] 강물

뉴스/문학광장

by _(Editor) 2023. 7.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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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한병진 
 
강물은
서두르지 않고
길을 멀리 잡아 돌아서 간다
길이 직선으로 변해가는 동안

산을 비껴 곡선으로 흐르며
느린 길을 알려준다
돌아가는 법
서두르지 않는 법을 보여준다
가로질러 길을 내지 않고
꽃밭을 관통하지 않는다

흐르는 동안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풀꽃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본다
함께 가는 이를 위해 길을 열고
품어야 할 것들 가슴을 품어
아우르며 돌아보며 천천히 간다

겹겹의 시간을 가슴으로 채워
껴안아 일으켜 세우면
무수히 빛나는 모래들이 된다
한 자락씩 물 이랑을 켜켜이 쌓으면
저리 든든하고 큰 강이 된다.

 

 

 

 

글: 운암 한병진 

· 문학광장 시부문 등단
· 문학광장 카페운영 위원장
· 격월간 문학광장 감사패/21세기 대한민국 문학상
· 격월간 문학광장 대상/ 황금찬 문학상 수필 대상
· 박성중 국회의원 문학대상 표창 외 다수
· 시집『빨간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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