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 
                                                           한병진 
 
강물은 
서두르지 않고 
길을 멀리 잡아 돌아서 간다 
길이 직선으로 변해가는 동안 
산을 비껴 곡선으로 흐르며 
느린 길을 알려준다 
돌아가는 법 
서두르지 않는 법을 보여준다 
가로질러 길을 내지 않고 
꽃밭을 관통하지 않는다 
흐르는 동안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풀꽃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본다 
함께 가는 이를 위해 길을 열고 
품어야 할 것들 가슴을 품어 
아우르며 돌아보며 천천히 간다 
겹겹의 시간을 가슴으로 채워 
껴안아 일으켜 세우면 
무수히 빛나는 모래들이 된다 
한 자락씩 물 이랑을 켜켜이 쌓으면 
저리 든든하고 큰 강이 된다.
 
 
 
 
 
▶ 글: 운암 한병진 
· 문학광장 시부문 등단 
· 문학광장 카페운영 위원장 
· 격월간 문학광장 감사패/21세기 대한민국 문학상 
· 격월간 문학광장 대상/ 황금찬 문학상 수필 대상 
· 박성중 국회의원 문학대상 표창 외 다수 
· 시집『빨간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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