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터뷰] 신미수 작가 '순간이 있지'

뉴스/주요뉴스

by _(Editor) 2023. 7. 5. 16:00

본문

300x250
반응형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엄마이자 화가 신미수입니다. 요즘은 작가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저는 화가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농담처럼 “동네화가”라고 저를 소개하곤 하는데, “미대형”이라는 말처럼 약간 동네 바보 같은…혹은 쓸데없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같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말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만큼 또 현실에 존재하기 참 힘든 유니콘 같은 특별한 사람 같아서, 그 말을 참 좋아합니다.

 

 '순간이 있지' 전시회 소개

 

‘순간이 있지’라는 제목은 전시서문에도 썼던 것처럼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 가사 의 한 구절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라는 부분이 노래에서 보면 음계가 점점 올라가다가 “순간이 있지” 라는 부분에서 선율 진행이 하강합니다. 저는 그것을 비행기가 이륙할 때에 공기 위에 살짝 내려앉는 순간을 묘사한 것 같다 고 생각했는데, 그게 지금 나의 현재 상태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치열했던 젊은 시절을 지나 마흔 중반을 바라보며 나의 삶이 안정기에 접어들며 사실은 약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나 이것이 비상의 순간이고, 앞으로 나는 오랜 편안한 비행을 시작할 것이라는 그런 바람 같은 생각이랄까요. 원래는 최근에 계속 그려온 예쁜(?) 꽃그림들만 전시할 예정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무척 크고 거친 무이예술관 전시실을 보고, 그동안 그려왔던 “순간들”에 대한 그림들을 다 모아서 걸어놓고 약간은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거친 생각”들(이것도 우연찮게 같은 가수의 노래가사 같네요)을 한 곳에 파노라마처럼 다 펼쳐놓아야 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전시가 마련되었습니다. 서문에 쓴 것처럼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꽃, 그림, 음악, 생명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간이 있지”라 는 제목은 엄청 거창하기도 하고 무척 사소하기도 한 그런 제목입니다.

 

작품활동의 원동력(영감)

 

내가 보는 주위의 것들에서 보통이거나 흔한 것들, 정상이라고 말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들에 흥미와 애정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특이하거나 낯설은 것들은 나에게는 두렵고, 나에게 익숙한데 그런데 이상하게 평범하지 않은(?) 그런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계속 소통하며 변화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이” 혹은 ”음악”입니다. 나에게 가장 익숙하지만 늘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와 “음악”은 무한한 영감입니다. 그렇다고 음악이나 아이를 그리진 안습니다. 그저 그러한 영감을 에너지 삼아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작품의 감상 포인트

 

개별 작품마다 그림을 그린 상황이나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예를 들면 밤의 튤립이라는 그림의 경우 밤에 불을 끄고 그렸거든요. 밤에 나가서 어두운 곳에서 사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실험, 연습 같은 거였는데, 역시나 그건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 앞으로의 작업방향

 

전시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오로지 나의 기분만 중요한 시간”이라는 그림을 좋아하는데요. 우연히 나온 작품인데, 앞으로 좀 더 이런 방향으로 더 크게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 방명록 쓰는 곳에 걸어 놓은 작은 수채화도 아끼는 그림 중 하나입니다. 슈투트가르트 학생 기숙사에서 살 때 그린 그림인데요. 늘 언젠가 반고흐처럼 실내풍경이나 밤풍경을 로맨틱하게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그 두 가지가 같이 한그림에 있잖아요. 아직 맘에 들게 성공한 그림이 있진 않은데, 그래도 그 그림이 제가 그린 밤풍경 중 꽤 괜찮은 시작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눈앞의 대상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묘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편으로는 물감의 색과 물성을 좋아하고 요즘에는 점도나 색의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터치 간의 섞임이나 이질감 같은 것에 좀 더 재미를 느끼는 중입니다. 직접 바라본 생생한 대상이 아니라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은 선호하는 방법은 아닌데, 그래도 현실적 문제 때문에 간혹 사진을 통한다 하더라도 머릿속에 남는 잔상 같은 이미지들을 통하는 편이 좀 더 내가 본 진실이나 본질에 가깝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그릴 때는 사 진이나 대상을 묘사하는 노력은 되도록 피하는 편입니다.

 

작가로서의 꿈이 있다면

 

저는 사실 YBA나 어떤 예술가 그룹들처럼 뜻이 맞는 작가들 몇 명이 뭉쳐서 그룹을 만들고 삶이나 작업에 대한 선언을 하고 사조를 만들고 함께 모여 작업을 하고 하는 것을 늘 동경해 왔지만, 성격이 너무 예민하고 내향적인 편이라 사람 만나는 것도 사실 좋아하진 않고, 그런 삶은 오히려 작업에 방해요소나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이 커서, 그리고 남을 배려하고 챙겨주거나 어떤 그룹을 리드하는 성격도 아니어서 그냥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저에게 가족이 있어서 다른 가족 같은 사람들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요. 그래도 아직 그에 약간은 미련이 남기도하고… 그 꿈 이 진짜로 이루고 싶은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계획이 아니라 꿈이라고 질문하셔서 약간 허 황된 꿈을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작품 활동 외에 취미활동 남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미술 전시를 보러 다니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전반적으로 정적인 활동을 좋아합니다.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당연히 그림으로 감동을 주고 싶고요. 갖고 싶은 그림, 행복한 부러운 삶으로 기억되도록 열심히 살고 싶어요. 유명한 화가, 작가들을 보면 보기에 객관적으로 불행한 비극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예전에 한 친구가 그런 고민을 말했어요. 유명한 작가들을 보면 불행한 사람이 많은데, 그 정도 불행은 이겨내고 예술로 승화시켜야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지 않냐고, 그리고 그 정도 삶은 돼야 삶을 포기하고 예술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그렇다고 자기를 막 불행하게 만들 순 없지 않냐고… 자기는 그러기엔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서 예술가가 될 순 없을 것 같다는 얘기였지요. 저는 그때는 사춘기였는지 제가 막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라서 그 말에 공감을 못했는데 그 이후에 예술을 하고 있는 객관적으로 굉장히 불행해 보이는 그런 삶을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면서 그 친구의 얘기가 뒤늦게 약간 공감이 되었지요. 어쩌면 우리 삶 속에는 도처에 불행이 도사리고 있어요. 사람들은 그걸 이겨내고 버텨낸 힘과 용기에 감동하고 삶에 용기를 얻지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나도 딱히 평범한 사람은 아니고 내 삶에도 참으로 불행한 요소들이 많이 있어요. 누가 누구의 삶을 더 불행하다 덜 불행하다고 비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삶 속에서 모두 어린아이 같아요. 저희 딸은 이걸 먹으면 건강해질 수 있어라고 말해도 맛없고 쓰다고 이걸 먹느니 차라리 아프고 싶다고 말하거든요. 그렇지만 정말로 아파지면 건강 한 쓴 음식들을 맛있게 먹게 돼요. 그만큼 행복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해요. 건강한 쓴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노력이요. 행복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땀 흘리며 길을 걷다가 느끼는 산들바람 같은 소소한 행복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어쨌든 거대한 불행을 이 겨내고 버텨내는 그런 큰 감동을 주기에는 저는 너무 평범한 사람이지만, 행복한 삶을 결단코 지켜 내는 그런 강한 의지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고, 그런 사람의 그림은 정말로 갖고 싶은 그림일 거라고 생각해요.

 

https://youtu.be/Ni5E-yOGAUY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