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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시인] 테니스에 대한 예의
(Editor1)
2025. 4. 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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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에 대한 예의 / 김영숙
볕 좋은 날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잔디 위를, 네 사람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배운 그대로 악수를 한다
신호등 초록불은 켜져 있고
전속력의 서브가 시작된다
손에 힘을 빼고
몸의 무게보다 무거운 공이 오면
어머니의 젖을 물듯 힘차게 스윙을 한다
말랑말랑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적당한 손 안의 움직임
정해진 규격 안에 안전하게 착지를 하면
다시 무릎을 구부리고 발끝에 전해 오는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내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나에게 오는 공은 어떻게 올 지 모른다
삼십 분의 애타는 기쁨
공은 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마음을 다해 파트너와 하나가 되어
듀스가 되는 그 순간에
윈이 되는 그 순간을

김영숙 시인
2018년 문학광장 등단
2021년 소년문학 신인상
문학광장 제주지부장
제주 문인협회 회원
제주 애월문학회 회원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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