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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숲에서 노는 아이들 이안숲학교] '다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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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부1 2020. 6. 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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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형제 (딸 없이)중에서 막내로 살아내기는 정말 힘들었다. 형들이 몰래 구워준 쥐고기(진짜 쥐)도 먹어야했고, 어디서 주워온 M16총알을 형들이 터트리는 장면을 코 앞에서 지켜보기도 해야 했다.

 

7살 때 10살짜리 형이 라면 봉지에 불을 붙여 반바지를 입고 앉아있는 나를 놀리다가 지글거리는 불똥을 내 무릅에 떨어뜨렸다. 그게 내 살에서 식을 때 까지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후로 평생 불을 피울 때는 상당히 조심하게 되었다.

 

숲에서 아이들은 종종 다친다. 가시가 박히고, 나뭇가지에 긁히고, 해먹이나 그네에서 떨어진다. 모종삽을 휘두르다 옆친구를 스치기도 한다. 오늘은 시완이 얼굴이 살짝 긁히고, 은성이는 해먹을 너무 흔들어서 구토를 했다.

 

숲에는 장애물이 상당히 많다. 눈 높이에는 수 많은 나뭇가지, 바닥에도 떨어진 나뭇가지, 돌부리, 그루터기, 벌... 자기 발에 걸려넘어지고, 신발끈을 밟고 넘어지기도 한다.

 

오늘 처음 온 OO이는 나무에 찰흙을 붙이다가 가만히 서있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쳐 울고, 잠시후에는 혼자 밧줄그네를 타다가 뒤로 벌러덩 떨어져서 울었다. 그 후로는 아무일 없이 아주 잘 놀고갔다.

 

숲에서는 신체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며 놀기 때문에 신체 조절 능력이 급상승한다. ADHD아동의 주의력에도 효과가 있는것으로 나타났다(전영미 2013. 서울교육대학원 석사)

 

짚라인을 탈 때 손을 놓으면 어찌 되는지도 본능적으로 아는듯 하다.

숲에서 자기 자신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몇번 넘어지고, 몇번 긁히면 그만이다. 부엽토가 쌓여 다져진 땅은 푹신해서 크게 다칠일 이 없다.

 

숲은 콘크리트로 지어지고, 딱딱한 가구와 유리, 칼, 가위, 가스불,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이 있는 집보다 안전하다.

 

아이들을 평생 데리고 살 수 없으니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는데, 숲에서 놀리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숲에서 노는 아이들
그냥 노는것 같지만,
노는게 그냥 노는게 아니다.

-이 안에 너 있다! 이안쌤-

 

 ▶ 글 : 이경윤

 · 이안 숲학교 대표

 · 숲해설가협회 숲해설가

 · 이안심리상담연구소 대표

· 심리상담학 석사

· 강원도 평창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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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08 18:11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귀한 분이 평창에 계셨네요.


    초,중.고등 보습학원을 15년하다 지금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청소년 사역을 합니다.
    평창 청소년 위해 기도하다 선생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참 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