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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부시장 골목안 문화사랑방 컨템포러리 Look 현대미술작가 양순영

뉴스/평창뉴스

by (Editor1) 2020. 4. 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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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경윤이 만난 평창사람] - 진부시장 골목안 문화사랑방 컨템포러리 Look 현대미술작가 양순영 

 

<양순영 작가>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던 건물이고, 학창시절 때 꿈을 꿔왔던 내 작업실 위치이기도 합니다.
재작년 화재로 건물이 전소되었는데, 보기가 너무 안 좋아서 바로 건물을 지었어요. 다른 업종이 들어오는 것보다 아트갤러리로 운영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지금은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어요. 

 

진부시장 골목안 문화사랑방 컨템포러리 Look를 열게 된 계기는?

 

일본에서 개인전을 할 때 트래킹코스로 유명한 나가센토의 길(조선통도사들이 걷던 길)가에 있는 갤러리에 구 도시 마을재생 프로그램으로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나는 마을 사람들의 추억이 깃 깃든 오래된 시장에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자라고 예술가의 꿈을 꿔왔던 장소를 갤러리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전시회>

내가 교류하는 예술인들도 많으니 이곳에서 전시도 하며 소통하고 문화의 싹을 피우는 곳으로 활성화가 된다면 그저 갤러리로 유지만 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 어떻게 운영되나요?


장사하는 분들은 장사가 안 되는지 밝지가 않아 보였어요.
‘내가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강원문화재단의 문화기반조성사업으로 문화사랑방을 시작했어요.

 

마을분들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하는 문화공간이에요 

 

<마을 분들과 함께 만든 소식가방>

마을 분들이 모여서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년 말에 소식가방 만들기를 했어요. 미싱 작업도 하고 바느질도 하며 동네 상가들을 조사해서 가방을 만들었어요.

 

동네 상가들의 간판을 조사해서 50여개 상호를 가방에 새겨 넣었어요.
각 가게 앞에 걸어서 우편물 등을 받을 수 있는 가방으로 만들어서 두어 달 전시를 했지요. 새해가 되면서 그 가방에 복주머니를 달아서 나눠드렸어요. 그런데 작업하고 전시하던 2~3월 사이에 가게가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뀐 곳이 있어서 아쉬웠지요. 한편으론 바로 앞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입구에 그 소식가방이 걸려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전시회, 설치미술, 콘서트 등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오래된 진부사진 전시회 ‘그때를 아십니까?’ , ‘행복한 삶’을 주제로 인문학 콘서트도 했어요. 

 

<전시회 '그때를 아십니까?'>

그림과 사진을 주기적으로 바꾸고 설치미술도 했구요.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두 차례의 오랜 된 사진 전시와 인도작가들의 전시, 유명작가 전시 , 크리스마스 설치 미술, Happy New year 설치미술 등 청소년아이들과 함께 하기도 하였지요.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방향을 세우고 있어요. 소소한 추억을 담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지역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작의 장이 되고 싶어요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한 크리스마스 설치미술>

크리스마스 때는 설치미술작업은 아이들과 소원초도 만들어 조명을 밤새 켜놓기도 했어요. 
미술학원이 없어서 아이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선정이 되어서 아이들과 함께 창작 놀이를 할 수 있어 기뻐요.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슬쩍 보고 가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골목을 지나가며 바로 유리창 너머로 그림이 보이기 때문에 벽에 작품을 걸어 놓으면 밖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봐요. 저는 누구나 들어와 작품도 보고 활동도 함께 하는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고싶어요. 이 골목은 진부에서 가장 북적거리던 곳인데, 지금은 큰길가와 시장통로 사이에 끼인 조용한 골목이 되어 안타까워요. 동네 어르신들께서 지나가시며 그림을 보고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시기도 하는데, 언젠가는 마을 어르신들도 편안하게 들어오셔서 작품도 가까이 보며 차도 한잔하고 가시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작품이 주는 감수성을 느끼기 좋은 공간 같아요

 

카페 같은 곳에 가면 벽에 있는 그림들이 진짜인가 프린트를 하거나 가짜인가 살펴보게 되요. 한국에서 공간을 꾸미는 것이 외국과 차이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비싸거나 싼 것과 무관하게 실제 그림을 걸어놓지요.


우리나라는 그냥 장식품이거나 카피되고 인쇄된 것들을 보게 되는데, 주인의 예술적인 느낌을 전달받지 못해서 안타까워요. 나는 집을 방문해서도 그런 것들을 보게 되요. 내가 그렇게 보니까 아마 다른 사람들도 몇몇은 그렇게 볼 거라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의 계획은?

 

한, 두 달에 한 번씩은 그림을 바꾸고 설치미술도 하고 있는데 2층은 다락방 전체를 캔버스로 만들고 싶어요. 여행하면서 받은 표딱지 같은 것, 동네 아이들이 무언가 작업한 것들이 역사처럼 남겨지는 곳이 되길 바라지요. 외국에는 포스터들을 떼지 않고 그 위에 닥지닥지 붙여서 두께가 30cm까지 되는 것들도 보았어요. 그 자체가 작품, 오래된 흔적들이거든요. 그래서 다락방에는 흔적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낙서도 하고 아이들이 무심하게 찍 그려 놓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돈 버는 일은 당분간 포기 하고...

 

경제활동은 현재 대학에서 디자인전공 학생들을 지도하고 아르바이트로 디자인과 바느질도 하고 있는데, 생활비를 줄여나가고 있어요. 나이가 더 많이 들면 이런 일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들이 내가 살던 곳에 지금 와서 운명처럼 이런 일을 하고 있게 한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 넉넉해서 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상황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곳을 문화의 장소로 만들어야지 하는 느낌이 왔어요.


시장 사람들이 골목을 지나면서 동네이야기를 바라보고,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상에서의 작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였어요.  

컨템포러리 Look- ‘현대의 예술을 본다’ 라는 뜻

 

다른 동료작가들, 신진작가들, 해외 유명작가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동네사람들이 ‘이 곳은 순수한 문화공간이야 다른 것 하지 않는 곳 ’ 이라고 생각하는 곳, 가끔 누군가가 들어와서 그에게 휴식처가 되기도 하는 곳, 자연스럽게 그렇게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이곳이 사람들에게 수 십년 후에도 동네 어딘가에는 자신의 추억거리가 하나쯤 남겨져 있는 곳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글: [칼럼리스트 이경윤] - '진부시장 골목안 문화사랑방 컨템포러리 Look 현대미술작가 양순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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