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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공약' 그 뒤엔 '적자 투성이'…평창 산악열차 도입 '부정적'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18. 8. 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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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녹색연합 정규석 팀장


‘경기 북부 도민들의 발’, ‘의정부의 랜드마크’, ‘의정부의 성장동력’ 등 시작은 화려했다. 하지만 ‘의정부 경전철’은 2012년 개통하고 4년 10개월 만에 파산했다. 사업 시작 당시 2012년 개통 첫해 하루평균 이용객 7만9천명, 2015년에는 10만명 돌파, 2033년부터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2012년 하루평균 이용객은 1만2천명에 그쳤다.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선도사업’ 등 역시나 시작은 요술 방망이다. 하지만 ‘영암 F1 경기장’에 ‘F1 경기’는 없다. 휑한 유령시설만 덩그렇게 남았다. 2010년부터 시작해 2015년까지 누적 적자만 1900억원이다. 매년 수백억 원대 적자를 쌓고 있다. 더욱이 전라남도는 경기장을 만들면서 1980억원의 지방채도 발행했다.  

    

멋들어지고 통쾌한 수사로 포장된 지자체 개발 공약, 이 중 성공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부실한 수요예측, 허무맹랑한 낙관들이 모아진 신기루가 부지기수다. 과도한 포토샵이다. 


물론 누군가는 분명히 돈을 번다. 반드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지역민은? 세금을 충당하는 대다수 시민, 지역민들은 그 이익과 거리가 멀다. 심지어 차후에 발생할 매몰 비용, 대책 없는 관리비용을 자기들도 모르게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한왕기 평창군수가 후보 시절 내놓은 관광 관련 공약들도 마찬가지다. 스위스형 산악관광열차 도입, 초식동물 사파리 조성 등 면면은 화려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지역민들 이익, 나아가 국익과는 상관이 없다. 여기서 간단하게라도 그 가능성을 따져보자.


해발 1620m 스위스 체르마트는 마테호른을 조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산악관광 명소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을 넘겨야 도착한다. 친환경 교통수단이 아니면 개인차량으로 들어갈 수 없다. 


체르마트에 들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악열차 관광이다. 40분 정도 산악열차를 타고 종착역인 고르너그라트에 내리면 해발 4478m 마테호른을 더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고르너그라트는 해발 3089m다. 그리고 스위스의 또 다른 산악관광 명소인 융프라우요흐는 해발 3454m에서 융프라우를 조망할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 기차역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차역이다. 


강원도 평창에 스위스형 산악관광열차를 도입한다고? 평창군 횡계리는 해발 700m 남짓이다. 인근의 발왕산은 해발 1458m, 황병산은 해발 1407m다. 오대산국립공원도 해발 1563m에 불과하다. 애당초 평창에 스위스의 산악열차 관광을 도입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초식동물 사파리는 더욱 가관이다. 에버랜드 사파리처럼 동물원을 만들 게 아니라면 초식동물들이 맘껏 살아갈 서식처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냥 처음부터 평창에 초식동물들을 모아놓은 동물원 하나 만들겠다고 말하는 게 앞뒤가 맞다.  


도통 가리왕산의 비극은 교훈이 되지 못한다. 스키장 건설이 결정된 순간부터 복원이 원칙이었다는 것은 접어 두더라도, 잠깐만 생각하면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단박에 드러난다. 한때 20개가 넘었던 대한민국의 스키장이 이젠 14개에 불과하다. 태백의 오투리조트는 보호지역을 파괴하고 스키장을 만들겠다는 선언에 열광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비극은 비극대로 반복하고, 후회는 후회대로 하면서, 교훈은 얻지 못하는 것일까. 누가 뭐래도 강원도의 자산은 높은 산과 깊은 골이다.


흔하디 흔한 놀이동산이나 퇴물 취급받는 동물원이 아니라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자연이다. 스웨덴의 쿵스라덴, 미국의 PCT,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일본의 야쿠시마 등 몇 날 며칠을 현지에 머물며 자연을 경외하고, 즐기는 관광을 강원도라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한왕기 군수 말은 틀렸다. ‘백두대간법으로 막혀’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백두대간법으로 지켜진자연’을 활용할 비전이 지금 강원도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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