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정규범 시인] 모시

뉴스/문학광장

by (Editor1) 2024. 1. 2. 10:54

본문

300x250
반응형

      
  모시                                                                           
                                            정규범
느리면 거칠고
빠르면 연하다
적기에 베어야 한다

가죽을 벗겨
물속에 숨을 죽이고
일광에 화를 녹이고
바람에 결을 누이고
저 생의 흙을 벗긴다

너의 심줄을 만들고
이생에 핏줄을 내기 위해
이로 째고 무릎으로 감으면
나의 혀끝은 갈라지고 베이며
나의 이는 조각나야 했다

무릎 살갗에 줄이 패이고
그 줄 위에 너의 줄을 감는
나의 온몸은 너를 낳기 위한 도구이다

최적의 습도에 신전을 차려
가로 올 세로 올로
온기와 결을 나눠
사랑을 채워 너의 영토를 넓혀간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장인의 땀과 혼
젊은 대기로 쉼 없이 흐르고 흐르다가
사랑, 너를 만나 이생을 건너면

풀은 풀이 아니고,
몸은 몸이 아니고,
결은 결이 아니고,

모시, 너 하나가 된다


■정규범 시인 이력

고려대 법대 졸
문학광장 신춘문예 등단(2018)
現, 고려사이버대학교 초빙교수
現, 격월간 문학광장 이사장
受賞

제6회 문학대전수상(경북일보사)
제6회 황금찬문학상 문학대상
문학광장 문학대상(문학광장,2022년)
제27회 윤동주별문학상(문학신문사,2023년)
2023년, 노벨재단 선정 올해의 문학상

著書
시집, 길이 흐르면 산을 만나 경전이 된다(달아실, 2021년)
한국문학 대표시선집 6.7.8.9.10.11
삶(동인지) 3,4,5 외 多數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