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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수능시험 좀 못 봐도 괜찮아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16. 11. 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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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수능시험(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시험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능을 위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교육 시스템이 준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몇 차례 교육과정이 바뀌었지만 수능시험 위주의 교과목 편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목적을 위한 교육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명백하게 수능시험을 위해 짜여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진지하게 학생들의 관점에서 학생들의 위한 교육과정 편성에 대해 고민했을까요. 


누구를 위해 지금의 교육체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들은 무슨 이유로 이러한 교육체계를 수용하며 여기에 적응해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교육을 증오하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그들의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사회구조입니다. 


도덕과 인성교육은 뒷전이 됐고,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확립할 수 있는 철학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은 실종된 지 오랩니다. 도리어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비웃음 거리가 되곤 하죠. 


30년 전의 10대 아이들과 오늘날 거리의 10대 아이들을 같은 위치에 올려놓고 비교해 봅시다. 지금보다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던 그 순수했던 아이들의 모습,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밤늦은 시각 학원을 나와 독서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그늘진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들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이 사회의 강요에 따른 어떠한 목적 달성을 위한 강제적인 학습과 교육. 만약 당신이 자녀의 행복을 위해 그것이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대학 입시도 결국은 좋은 직장을 다니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면 또 나름의 경쟁이 시작되고 그렇게 '경쟁'은 항상 되풀이되는 구조입니다. 


JTBC 손석희 사장은 자신의 삶에 대해 "나는 지각 인생을 살고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남들보다 모든 것이 느리다고 생각하면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지만 그는 이왕 늦은 것 여유를 갖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늦었으니 엉뚱하고 처지에 맞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그는 한결 여유롭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10년 넘게 신뢰도 1위의 언론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속도와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진지하게 고민한 게 그의 삶을 견고하게 만든 것입니다. 


삶이란 상대적인 것입니다. 요즘 페이스북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신의 화려한 모습을 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 화려함에 숨겨진 이면은 놓치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는 것. 많은 돈을 버는 것.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각 개인의 가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됩니다. 


확고한 가치를 갖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눈엔 대기업 회장이나 유력 정치인도 그저 평범한 이웃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향한 동경의 눈빛을 보낼 이유도 없고, 요즘 '금수저라 불리는 이들을 보면서 박탈감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체계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습니다. 경쟁사회, 물질 만능주의를 학생들에게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사회에 진출하면 또 다시 열정을 강요당합니다. 


"수능시험 조금 못 보더라도 괜찮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각자 가고자 하는 명확한 길을 걷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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