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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나향욱·진경준 사태는 ‘국가시스템’의 문제다

뉴스/평창뉴스

by _(Editor) 2016. 7. 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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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나향욱·진경준 사태는 ‘국가시스템’의 문제다 




[평창신문 편집부]지난 7일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등의 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나 기획관은 과로와 과음이 겹쳐 실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서 나향욱 파면 요구 청원 서명운동이 진행되는 등 부정적 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나 전 기획관에 대해 최고 수위인 징계인 ‘파면’ 징계를 요구하는 징계의결 요구서를 냈다. 인사처는 오늘(19일) 중앙징계위를 열어 나향욱 징계 결정을 할 예정이다. 


‘검사장 진경준 사태’의 상황도 비슷하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검찰을 질타했고,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연신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진경준 검사장은 게임업체 넥슨으로부터 뇌물성 주식을 받아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검찰 창설이래 최초의 사례다.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진경준 검사장은 사법연수원21기 출신으로 소위 엘리트로 불린다. 사전에 정의된 엘리트란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또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나향욱 ‘망언’이나, 진경준 ‘비리’를 한 개인의 문제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2~3급 고위공무원인 교육부 정책기환관은 주요 정책을 기획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며, 검사장은 의전상 차관급 예우를 받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갖는다. 두 사람이 ‘한국의 엘리트’일지 몰라도 존경받는 공직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현재의 논란을 단편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한다면, 제2의 나향욱, 진경준이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말 ‘개·돼지’ 만도 못한 공직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공직사회를 쇄신하는 것은 물론, 공직자를 채용하는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 


정말 칼끝이 닿아야 할 곳은 뿌리다. 썩을대로 썩은 뿌리를 잘라내지 않고 썩은 줄기 몇 가닥만 손질해서는 이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없다. 


도덕성과 청렴성이 결여된 이들이 요직에 앉아 삐뚤어진 엘리트 의식을 갖고 국민을 교화의 대상으로 보는 작금의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소수의 고위공직자가 ‘나’와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개’와 ‘돼지’로 표현하며 히죽거리는 현실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게 어쩌면 더 슬픈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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